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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미월드컵 D-50…"불신을 키우기보다, 홍명보호 성장을 조언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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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과 선수들. 밀턴킨스/연합뉴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국민 욕받이’가 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때로는 아예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지도자도 나타난다. 20년 전 펼쳐진 2006 독일월드컵에서 프랑스를 지휘했던 레몽 도메네크 감독이 그랬다.

프랑스 언론은 도메네크가 대표팀 감독이 됐을 때부터 적대적이었다. 프랑스 국민들도 도메네크를 대표팀 감독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의 전술 구사능력과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리더십에 문제가 심각하다는 비판 때문이었다.

이 와중에 점성술에 심취한 도메네크 감독이 선수 별자리를 참고해 대표 선수를 선발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도메네크 감독은 아마추어 연극 배우라 이성적 판단보다 충동적인 결정을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도대체 프랑스 축구협회가 도메네크를 왜 대표팀 감독으로 뽑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가 들끓었다.

‘도메네크 때리기’에 집중한 프랑스 언론은 정작 프랑스 국가 대표팀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평균 연령이 높아진 프랑스 대표팀의 체력 문제와 야전 사령관 지네딘 지단과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해결책에 대해서는 소홀하게 다뤄졌다.

월드컵이 시작되자 프랑스는 ‘늙은 수탉’으로 전락했다. 체력 문제도 있었지만 지공을 즐기는 지단과 속공에 특화된 앙리의 부조화가 결정적이었다. 프랑스가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스위스와 한국에 무승부를 기록한 핵심 원인이었다.

하지만 프랑스는 16강전부터 완전히 다른 팀이 되어 있었다. 프랑스는 스페인, 브라질, 포르투갈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늙은 수탉’ 프랑스의 잠을 깨운 주인공은 돌격대장 프랑크 리베리였다. 그는 역동성이 떨어진 프랑스 축구의 촉매제였으며 지단과 앙리 사이를 연결해 주는 전령사였다.

프랑스 언론은 이 순간 도메네크 감독에 대한 보도 방향을 우호적으로 바꿔야 했다. 리베리는 논란 속에서도 도메네크 감독이 대표팀에 불러들인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2006 독일월드컵 16강 스페인전에서 승리한 지네딘 지단 등 프랑스 축구대표팀 선수들. AP 연합뉴스

2002 한일월드컵 이후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감독 가운데 월드컵을 앞두고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감독을 꼽으라면 현재 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인 것 같다.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에서 나타난 행정 난맥상과 공정성 논란으로 처음부터 홍명보 감독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았다. 축구팬들은 이미 2014 월드컵에서 한 번 실패를 경험했던 지도자에게 왜 또 기회가 주어졌는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품게 됐다.

팬들은 대표팀 경기에 야유를 퍼부었고 국가대표팀 경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급속도로 떨어졌다. “국가대표팀 경기 보는 걸 끊었다”는 얘기까지 회자됐다. 대다수 언론은 이 같은 원인을 제공한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스리 백 수비 전술을 선택한 홍명보호가 지난해 9월 미국, 멕시코와 치른 평가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하면서 홍명보 감독에 대한 비난은 수그러드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3월 평가전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코트디부아르와 오스트리아에 2연패를 당하자 비판 수위는 다시 높아졌다. 홍명보 감독은 능력도 없으니 북중미 월드컵에 대한 기대는 접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 만한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설상가상으로 대표팀의 주앙 아로소 코치가 포르투갈 언론과 했던 인터뷰 기사도 소개됐다. 자신이 대표팀 훈련을 조직하고 경기 플랜을 개발하는 현장 감독이라는 내용이었다. 부진한 평가전 결과 때문에 궁지에 몰려 있던 홍명보 감독의 대외적 입지는 더욱 약화됐다.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불신과 홍명보 감독의 무능력을 꼬집는 기사는 차고 넘친다. 두 가지 사안을 한 데 섞어 놓은 보도도 꽤 많다.

아쉽게도 홍명보 감독이 아닌 홍명보호에 대한 충고나 조언이 담긴 기사는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다 보니 대표팀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보다는 감독 개인에 대한 비난이 미디어에서 훨씬 더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이는 20년 전 도메네크 감독 비난 일변도의 보도를 했던 프랑스 언론과 비슷하다.

북중미월드컵 개막까지는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이제는 홍명보가 아닌 홍명보호에 대한 언론의 비판과 조언이 절실한 시기다. 홍명보 감독에 대한 냉철한 평가는 월드컵이 끝난 뒤에 내려도 충분하다. 그게 대표팀 감독의 숙명이고 언론의 소명이다.

감독 때리기에 매몰된 언론 보도는 월드컵 전체를 입체적으로 조명하기에 한계가 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언론 보도는 월드컵 성공에 대한 보고서나 실패에 대한 징비록을 작성할 때 훗날 가장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이종성 교수(한양대 스포츠산업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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